영어원서 읽기 방법 공부법으로 영어로만 읽어줘야하나요?
<원서는 영어로만 읽어줘야 하나요?> 에 대한 조언을 해볼까 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영어책이든 한글책이든 어쨎든 다 책이기 때문에 아이들은 재미가 있으면 봅니다. 뭔가 동기나 매력이 분명히 있어야되요. 그것은 책 자체에서 오는 재미 일수도 있고 책을 읽으며 엄마와 나누던 따스함과 즐거움의 기억이 될수도 있겠지요.
모두들 아시겠지만 아이들은 책이 재미있어야지만 봅니다. 어른들은 읽기싫어도 읽어야만 했던 책이 있었고 억지로 읽다보니 또 재미있고 성취감도 있던 기억이 있으시겠죠 그러나 아이들은 재미있는책 만 읽습니다. 심지어 (아홉살 독서수업)의 저자인 한미화님은 '지금은 게임이 아니라 만화책에 빠져있는 아이를 칭찬이라도 해야 할 때다. 가벼운 읽을거리라도 손에서 놓지 않는 아이가 그렇지 않는 경우보다 언어능력도 낫다' 라며 만화책이 읽기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다소 긍적적으로 말하기도 합니다. 논제와 조금 벗어난 이야기 이긴 하지만 읽기는 인간의 본능이 아닌 서서히 발전시켜가야 하는 능력 이라는 사실을 놓고 보자면 내아이를 독서가로 키우고 싶은 부모의 바람과 노력이 얼마나 위대한지를 새삼 느끼게됩니다.
저는 아이가 한글책을 좋아하도록 유도하는 과정도 쉽지 않았던것으로 기억합니다. 3~4세때는 전집을 사도 읽는 책이 10권도 안됬어요. 그래두 꾸준히 사고 팔고 2년이 지나자 5세부터는 좋아하는 책이 늘더군요. 심지어 9살이 된 지금도 행여 공든탑 무너질까 전전긍긍 하며 읽을거리를 계속 보충해주고 직접 읽어주는일도 쉬지않고 있어요.
한글책도 그랬지만.. 좋아하는 영어책을 구하는 일은 정말 너무 어려웠답니다. 한글책은 그나마 제가 쉽게 읽어줄수 있으니 부담은 없었는데 영어책은 어떨땐 전공자인 저도 쉽지가 않았어요. 읽는데 저도 해석이 안되는거예요 그럼 당황하게되고 그책은 망하는거죠.. 그럼 음원은 어떨까요? 제 경우엔 음원보다 제가 읽어주는걸 아이가 더 좋아했고 더 잘 이해가 된다고 했어요. (음원듣다가 멍때리는것도 여러번 목격..) 읽다가 서로 잠깐 멈추고 대화도 할수있고 아이가 이해안되는 부분은 물어보기도 했으니까요. 아이가 한글로 다시 읽어달라거나 그게 무슨뜻이냐고 물어본다면 엄청 긍정적인 반응 입니다. 관심없으면 궁금하지도 않아요. 그래도 책에 어느정도 몰입은 하고 있었다는거죠. 저를 가장 슬프게 했던건 애써 읽어줬더니 '다 끝났어? 그럼 나 이제 가도 돼?' 였답니다ㅠ
1. 영어책 은 무조건 흥미 위주로 홈런북을 찾자
큰아이는 이제 어떤 영어책이든 읽고 이해 안되거나 스토리를 따라가지 못하거나 그런일은 없어요. (ar3점 정도까지는) 그러다보니 저도 예전처럼 영어책을 많이 사진 않아요. 아이는 집에있는 책들과 e-book 에서 그날그날 골라읽고 픽션과 논픽션 리더스는 수준에 맞는 시리즈로 사서 각 각 음독을 하죠. 이것 외에도 책에서 몰랐던 단어는 체크해뒀다가 공비카드 상자 (공부의비결 카드상자)에 넣어 수시로 외우고 단어학습서를 한장씩 합니다. 얼리챕터북과 스콜라스틱 브랜치 시리즈는 왠만한건 다 집에 있어요. 이제는 이 모든일들이 물흐르듯 자연스럽지만 7세부터 만 26개월이 걸렸어요.
어릴때부터 마더구스는 좋아했고 영어책은 드문드문 읽어줬고 (맨날 팽당함) 7세부터 설득해서 영어 동영상은 봤는데 영어책은 막막했어요. 아시다시피.. 영어수준에 맞는 책은 시시해서 안본다고 했거든요. (이때 노부영 베스트를 보여주려다 실패함) 여기부터는 참고만 하세요
저희집 사례일뿐 입니다. 저희아이는 언어가 빨랐고, 영어노출이 제로는 아니었고, 제 껌딱지였고, 뭐든 맘먹고 설득하면 잘 넘 어오는 편 이예요.
일단 책육아하는 엄마들 모여있는 사이트에 유료회원이 됬어요. 자녀들이 읽은 책을 매일매일 기록하고 포트폴리오를 만든 자료가 그 사이트의 핵심인데 그걸 밤새 뒤져서 우리아이랑 같은 성별에 비슷한 성향, 6~7세쯤 시작해서 잘되고 있는 아이들 포트폴리오를 보고 책 리스트를 적었죠. 정말 존경스러운 분들 많더라구요 저는 체력이 안되서 제꺼는 포폴 한달도 못했어요. 거기서 영어동영상, 영어책, 한글책 공부를 진짜 많이한것 같아요. 그게 끝나면 바로 웬디* 사이트 가서 원서 뒤지는거예요 거기서 상품평을 다시 확인해요. 상품평 많은 책은 거의 실패가 없었어요.
아이가 7세때 위니더위치 (마녀위치)에 빠져서 시리즈를 사모았는데 읽어주면서 얘가 이걸 어디까지 이해하나 궁금해 미칠지경이었죠. 2.5-3점대 책이니까 미국아이 기준으로 2학년정도에 보는책이었거든요. 참고로 그책은 도서관에서 마녀위니 한글책을 빌려오더니 애지중지 하는걸 보고 구입하게 됬어요. 뭐.. 미국나이로 치면 7세에 이미 학교 입학한거니까 딱 자기나이 또래가 볼 원서를 관심있었던게 아닌가 싶어요. 지금 이글을 적으며 다시 꺼내서 보여주니 역시 유창하게 읽네요. 7세때는 매일같이 읽어달라하고 이야기에 푹 빠진게 보였어요. 그런 홈런북을 한번 만나면 영어도 훅 늘고 진행이 한결 수월해져요. 8세까지는 계속 그런식으로 좋아하는책 부지런히 사고 정 아니면 되팔고 도서관에서 빌려오고 dvd보면서 계속 1년반정도.. 그렇게 했어요 물론 리더스도 재미위주로 많이 샀구요.
2. 영어책 읽어주기도 코칭 받으세요
유튜브에 찾아보면 원서읽기 가르쳐주는 선생님들 있거든요 저는 니콜선생님 정정혜선생님 동영상 많이 봤는데요 표지로 아이들 흥미유발 해서 아주 긴장감을 유지하며 감칠맛 나게 읽어주는 영상이 있어요 그 책의 어떤 포인트를 아이들이 좋아하는지도 잘 알려줍니다. 그걸 보고 숙지해서 몇번 연습하고 읽어주면 그건.. 정말이지 늘 대박이었어요. 아이들이 아주..눈빛이 초롱초롱 해요^^ 이럴땐 영어책을 얼만큼 이해하고 있는지 단어는 아는지 모르는지 이게 무의미 해져요 아이들은 그냥 다 알아요
저의 엄마표 영어는 가시밭이었어요 그래도 제가 좋아서. 하고싶어서. 열정이 있어서 계속 해왔지만 집에서 영어 가르치는거 상당히 공을 들이고 맘고생하고 돈도 쓰고 그래야 되는것 같아요. 거져 얻어지는게 어디있겠어요.
3. 영어책을 놀이와 결합시키세요
일단은 아이가 좋아할책을 찾는게 먼저 이고 그다음은 이걸 어떻게 재미있게 읽어줄지 생각하는거죠. 한글로 읽어달라고 하면 난처해하지 말고 알았어~라고 하세요 영어로 한번 한글 로 한번 이렇게 해준다고도 하지 마세요
저희집 예를 들면 둘째가 강아지를 좋아한다는걸 알았어요 ort도 플라피가 메인 등장하는 에피만 보려고 하고 bone에 꼿혔더라구요 dvd도 퍼패트롤만 보고 그러던때 비스킷 리더스를 샀어요 보자마자 28권을 끝까지 다 읽어야됬어요. fetch the ball 할때는 한번씩 공을 던지며 놀았고 곳곳에 숨은 친구들도 찾아보고 비스킷이 길을 잃으면 어떻해.. 어디갔지? 하면서 읽었어요 너무 단순하고 짧은 문장들이라 영어도 부담없이 읽었죠 페파피그 책에선 닥터브라운베어가 엠뷸란스 타고 오는 책을 좋아하는데 그 책은 꼭 엠버 엠뷸란스를 한손에 쥐고 읽어요 닥터브라운베어가 다쳤을땐 where did he hurt? 라고 묻고 아이가 대답하면 엄마 몸에 밴디지 붙여달라고 했어요. 해적책 읽을땐 블럭으로 칼 만들어서 놀고 거미가 나오는 책은 거미 찾을때마다 끼악~ 비명 지르고 꽈당 넘어질땐 쿵 하고 서로 머리 부딧히고 악어 나올땐 악어 손 하고 스냅스냅! 하면서 간질어주고..
아이들은 엄마가 장난치는걸 엄청 좋아하더라구요 9살도 꼭 껴서 나도 간질간질 해주면 안되냐고 해요^^;
영어책읽을때 엄마가 놀아줬어. 영어책 볼때 엄마랑 재밋었어 이런 기억들이 아이들을 영어책과 친하게 하는것 같아요.
4. 해석해줘도 되요.
영어로 읽어줘도 되고 한글로 해석된 내용을 읽어줘도 되요. 영어를 한글로 바꿔 말하려니 좀 힘들다 엄마도 어렵다 이런말을 해도 되요. 이번엔 영어로만 읽어줄께 라고 하지 마시고 그런책은 일단 놔두고 다른책을 한번 찾아보세요. 가끔 저는 아이에게 '한글로 읽어도 참 재밋는 책이네?' 이런말도 했던것 같아요. 영어로 수십번 읽었어도 한글로 한번 읽어달라고 할때가 있었거든요. 네 생각엔 이걸 한국말로 뭐라고할것같니? 엄마도 몰라서 그래 이렇게 말한적도 있네요.
일단 영어로 읽어주며 내용파악을 위해 꼭 필요한부분은 슬쩍 한국말로 '이러이러했데~ 웃긴다 그치?' 이렇게 말하고 이어가는것도 방법입니다. 아이가 엄마 머리위에서 엄마 생각을 읽게하면 안되요. 엄마가 영어책은 영어로만 읽어줄라고 하네.. 엄마의 고민을 아이가 읽어버리면 안되요. 그냥 영어책이나 한글책이나 책은 다 재밋고 좋은거야 이런 태도로 쿨하게 대하세요^^
5. 꼭 엄마가 영어책 읽어줘야될까
내 비루한 발음을 닮을까봐.. 영어책을 읽는 나자신이 낯설고 어색해서 음원을 틀어주는게 나을까.. 이런 고민이 있는것같아요. 근데 저도 뭐라 대답하기 어려운 부분인것 같아요 조심스럽기도 하구요
엄마표 영어를 하는 많은 엄마들이 영어에 한맺힌 경우가 많거든요. 영어가 늘 숙제였고 로망이었고.. 우리가 대학다니던 시절만 해도 토익 900넘으면 대학도 갈수있는 전형이 있었어요 외국어특기자로..해외봉사활동 지원하려해도, 공모전에 나가려 해도 외국어를 잘한다는게 큰 가산점이 되곤했죠. 취업할때는 또 어떻구요.. 진짜 그놈의 영어 라는 소리가 나올만 했어요. 영어회화 능력자가 너무나 근사해보였던 그때였는데... 지금도 그런지는 모르겠네요. 그래서인지 나보다 더 일찍 영어를 접하고 발음도 제법 좋은 내 아이를 보면 왜그렇게 기분이 좋은지..
어떨때는 아이가 영어를 좋아해서 막 영어로 말하고싶은데 엄마가 입이 안떨어져요. 그럼 또 자책하게되는거예요. 내가 조금만 영어를 잘했어도 이 아이를 더 잘 이끌어줄수 있었을텐데.. 지금 싹이 보이는데 이걸 어떻게 해야하나 너무 괴로워집니다. 사실 아이 수준의 영어는 고급영어도 아니고 고등교육을 받은 우리가 다 할수있는정도 인데 말이죠. 엄마들 절대 영알못 아닙니다. 엄마가 발음 안좋아도 아이들 영어책 정도는 같이 읽을수 있고 열심히 cd틀어주고 동영상 보여주고 그것도 버거우면 돈은 좀 들지만 교육기관에 보내면 되요. 아무리 선생이라도 자기자식 공부 가르치는거 아니라는 격언이 있잖아요? ㅎㅎ 어떤 엄마는 핸드폰에 영어책 음원 넣어놓고 매일 들었데요 읽어주려고.. 그래서 자꾸 읽다보니 자기도 발음이 좋아지더랍니다. 그게 안된다해도 너무 자책하지 말길.. 바랍니다. 이게 다 내 지긋지긋한 컴플렉스 때문이니 거기에 넘어가지 말자고..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6. 7세 이후엔 직접적인 단어학습도 도움이 됩니다.
어차피 학원가도 단어외우고 시험보고 합니다. 언어도 결국은 학습이고 학습자가 혼자 외롭게 분투하며 노력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봐요. 논픽션 책에 measure 라는 단어가 나와서 너 측정하다 라는 말 아니? 하고 물어보니 모르겠답니다. 순간 내가 한글어휘도 부족한 아이에게 영어단어를 가르치는구나 하는 자괴감이 몰려왔어요. 근데 다시 생각해보니 영어단어를 통해서 한국어휘도 늘릴수 있고 좋은데? 싶더라구요. 측정하다 의 의미를 알려주고 measure
측정하다 라고 적어 붙여뒀어요. 그러다 공비박스에 넣어 매일매일 암기했는지 확인했답니다. 어제는 chemical 이 나왔지만 당황하지 않았어요 ㅋ
어쨎든 이렇게 아는 단어가 늘어나면 더 많은 책을 즐길수있게되는것 같아요. 학원을 보내더라도 집에서 사이트워드를 떼고 보내면 6개월의 시간은 아낄수 있어요. 학원에서도 조금은 알고 오는 아이들을 더 신경써준답니다.
잘하라고 보낸 학원에서 주눅들고 오면 안되잖아요.
이정도면 거의, 제가 하고싶었던말은 다 한것같아요. 영어를 진행하며 아이들과 참 끈끈해지고 재미있는 추억도 많이 생긴것 같아요. 늘 고민하고 아이를 관찰하고 반응을 살피며 아이에게 민감한, 세심한 엄마가 되었답니다. 아이는 스스로 영어를 잘한다 생각해서 자신만만 하구요 그런 모습도 제눈엔 그저 귀엽기만 합니다.
영어 때문에 고민이 깊은 분들께 도움이 됐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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