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달 동안 백수로 지낸 후기
올 5월까지 전기공사업체에 있었습니다. 자격증 따로 걸지 않고 2군업체에 다녔죠(하청만 하는 업체였습니다.)
급여도 차일피일 밀리더니 한달깔고 두달깔고 계속 깔리다보니까 돈이 나올 구멍이 안보이더라구요. 앉아서 공무보는데 대충 돈이 어떻게 오가는지는 보이니까요.
여튼 그래서 결국은 먼저 그만 뒀습니다. 그 주에 시설관리공단 면접이 있었거든요.
결론적으로는 면접이 떨어졌으니 지금까지 놀고 있겠죠.
그렇게 5월 다 가고 6월에 전에 다니던 업체에서 돈 정리된거 받고 6월 중순까지 버텼습니다.
노는게 참 재밌고 쉬워요. 하루종일 퍼질러 자다가 대충 일어나서 눈꼽 떼는둥 마는둥 하고 라면있으면 끓여먹고 없으면 배 곯다가 약속있으면 나가고요.
그렇게 하다가 아는 형 따라서 딸딸이 공사 3주 공무 봐주고 건당 얼마씩 받았습니다.
중간에 전기공사업체에서 연락도 오고 그랬는데 시중 공무 단가보다 너무 싸게 부르더라구요. 보통 3년차 정도 200은 깔고 가는데 그 밑으로 부르니 일 하기도 싫고요.
그렇게 남들 휴가간다길래 7월에 휴가도 다녀오고 그랬는데 거울을 보니까 진짜 사람새끼 몰골이 아니더라구요.
얼굴은 퉁퉁 붓고 이거 완전 김정은이네 싶어서 운동도 하기 시작하더랬죠.
근데 운동 시작하고 좋은 공사 하나 물고서 일하다 보니까 매 날밤새다 운동도 가서 몸풀고 설렁설렁하다 오더라구요.
솔직히 세달 놀고 어쩌구 하면서 까먹은건 200정도 까먹고 벌은건 300정도 벌었습니다. 어차피 이번달 카드값에 세금 요고조고 떼면 남는거 한푼 없이 아다리맞겠죠.
사람이 집에 있으니까 게을러지더라구요.
저는 제가 게을른걸 너무 잘알아서 저같은 놈은 일을 해야 움직이는걸 알았습니다.
하루 사무실 안가면 하루종일 누워있다가 운동 잠깐 다녀오고 다시 방바닥이랑 합체하니까요.
대전에는 사실 원룸은 공사가 잘 없고 세종쪽에 많이 하죠. 집에서 세종 출퇴근도 하고 도면 한권 그리는데 저같이 어깨넘어로 배운놈도 싸게 하면 100정도 합니다.
말 그대로 건축도면 뜬거에 조명이랑 전열 몇개 붙여주는거만 하죠. 맨 원룸 딸딸이만 하니까요.
이러면 안되겠다 싶어서 전업사도 며칠 나갔는데 진짜 제몸으로 이러면 안되겠더라구요.
아마 다음주부터는 다시 일을 해볼까 합니다. 예전에 크린룸 필터 만드는 업체랑 일을 했는데 그쪽으로 출근하려고요.
할 줄 아는게 전기 조금 하는거밖에 없어서 소일거리도 해야죠. 주말마다 해서 한 백만원정도는 되더라구요.
저는 돈없어서 초조한거보다 사람이 이렇게 가만히 있으면 정말 멍청하게 지낼서 있다는거에 무서워서 일할 마음이 생기더라구요. 돈이야 통장 있는거 까먹으면야 몇달은 더 놀텐데요.
낮밤도 뭐가 뭔지 모르겠어요. 자다가 깨면 티비보거나 나가서 놀거나 아니면 매 PC방만 다니니까 낮에도 그러고 밤에도 그러고 사람이 불규칙해지네요.
공장도 적성 안맞으면 어떡하나 싶다가 안되면 친구따라 태국이나 나갈까 인생 날로 먹는 생각이나 하고 있습니다.
내일모레 어머니 환갑이신데 선물 사려고 쌈짓돈 꺼내보다 뭐하고 지냈나 하고 정리하면서 써본 후기였습니다. 결론은 어머니 생신은 홀잡아서 이모랑 삼촌 모시고 식사 대접하고 어머니 옷 한 벌 사드리려고요. 지금 잔고로 뭐 으마무시한 선물은 어렵고.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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