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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팬서 결말 후기와 평가

금돌이 2018. 1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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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오늘! 기다리고 기다리던 블랙 팬서가 개봉을 했습니다!
제가 블랙 팬서를 기다렸던 이유는 몇 가지가 있습니다.
 - 이유 1. 영화 '시빌 워'에서 블랙 팬서가 너무 멋졌다. (블랙 카리스마가 진짜 멋졌어요!)
 - 이유 2. 어벤져스3 직전의 영화로서, 어벤저스3의 기대감을 증폭시키는 역할을 할 것이다.
 - 이유 3. 소울 스톤에 대한 떡밥이 뿌려질 것이다.
 - 이유 4. 부산에서의 촬영한 장면이 영화에서 어떻게 표현될 지 너무 궁금하다!
 - 이유 5. 캐릭터가 한 왕국의 왕이기 때문에, 여태 나왔던 마블 캐릭터와 뭔가 차별성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결과부터 말씀드리자면, 제 기대에 못 미치는 영화였습니다. 제가 기대를 너무 많이 했던 탓인가봐요.
제가 마블의 모든 영화를 보진 않았지만, 실망한 마블 영화 리스트에 '아이언맨2'가 유일했는데 오늘 추가 등재 되었습니다.
제가 왜 이렇게 생각했는 지, 느낀 점 몇가지를 공유해보고자 합니다.




1. 스토리 전개와 구성이 좀....
이번 블랙 팬서에 실망한 가장 큰 이유는 스토리에 대한 문제였습니다.
일단, 스토리 전개가 좀 지루합니다. 마블 영화에서 스토리 전개가 느리다고 생각했던 기억이 거의 없었는데 상당히 의외였습니다.
영화의 시작은 여타 마블의 많은 영화가 그래왔던 것 처럼, 스토리의 축이 어떻게 생겨난건 지에 대한 과거의 사건을 보여줍니다.
영화의 시작은 좋습니다. 영화의 시작을 기점으로 '율리시스 클로'가 부산에서 잡히고 다시 탈출하는 흐름까지는 전개가 매끄럽고 흥미롭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 다음입니다. 율리시스 클로가 탈출하면서, 그 과정에 있던 '킬몽거'를 블랙 팬서(극 중 이름이 있지만 그냥 블랙 팬서라 하겠습니다.)가  누군지 궁금해하는 장면부터 스토리 전개가 느려지기 시작합니다.
영화 초반의 과거씬이 재등장하면서 좀 더 상세한 내용을 설명해주고, '주리'가 숨겨왔던 비밀을 말해주는 흐름은 왠지 모르게 지루하게 느껴졌습니다. 아무래도 킬몽거가 영화의 주된 악역이고, 왜 악역이 되었는 지에 대한 정당성을 표현하기 위해 적지않은 시간을 할애한 듯 하지만, 관람하는 데에 있어서 좀 따분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사실 이 영화에서, 진짜 따분한 부분은 따로 있습니다. 바로 와칸다의 왕 즉위식 이후에 펼쳐지는 의식입니다. 즉위식 이후, 왕이 '하트 허브' 즙을 먹고 모래(?)에 파묻혀서 과거 조상을 꿈 속에서 만나는 의식인데, 이 장면이 무려 3차례나 펼쳐집니다. 같은 연출이 무려 3번이나 펼쳐지는데(물론 속사정은 매번 다르지만), 이 장면을 3번이나 보고있자니 무척 따분하더군요.
그리고 영화의 클라이맥스도 좀 약했습니다. 위기감이 별로 잘 안느껴지고 전투 장면도 크게 인상에 남지는 않았습니다.
마블 영화 중 클라이막스에서 가장 큰 긴장감을 느낀 장면이, 시빌 워에서 '토니 스타크'가 '스티브 로저스'에게 '너도 알고 있었어?'라고 묻는 장면이었는데, 그 정도의 긴장감까지는 아니더라도, '아, 주인공이 악역이랑 제대로 한탕 붙어서 이래저래 위기를 극복하고 문제를 해결하겠구나'라는 기대감조차 이상하게 안 생기더라구요. '주인공이 그냥 뭐 이기겠지'하는 생각밖에 안들었는데, 이런 이유가 캐릭터에 몰입이 잘 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나 싶습니다.


2. 캐릭터의 문제
사실 이 문제도 스토리 못지않게 크다고 생각합니다. 극 중에서 캐릭터에 의문을 갖게 되는 장면이 적지 않습니다.
첫째로는, 여태 많은 마블 영화에서 지적되었다 싶이, 악역이 약하고 매력적이지 않습니다. 아, 물론 악역은 강하긴 합니다. 그러니 블랙 팬서와 맞장 떠서 왕위를 쟁탈하죠. 그런데 악역이 "와 개 쎄다. 나중에 주인공이 쟤 어떻게 무찌르려나" 정도가 아니고, 주인공과 비등비등한데 진짜 쪼금만 더 강할 뿐입니다.
그리고 악역이 왜 악역이 되었는 지에 대해 충분히 어필이 되지 않았습니다. 스토리 상 킬몽거가 악역이 된 이유는, 와칸다가 어릴 적의 킬몽거을 버리고 방관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세상에 방치된 킬몽거는, 본인을 버린 와칸다의 왕에 대한 증오심과, 그가 살아가면서 감내했던 많은 불평등과 및 고난들, 그리고 자신은 이렇게 힘든 삶을 살아가는데 와칸다는 지들끼리 잘 살아감에 따른 배신감, 괴리감 등을 느꼈을 테죠. 아니, 킬몽거는 그렇게 느꼈다고 합니다. 단지 말로만. 
말로만 '나 그동안 힘들었고, 나 너희한테 배신감 느꼈고, 너희 기술로는 세상을 지배할 수 있고, 블랙 팬서 너는 니 아빠가 나랑 우리 아빠 버렸으니 나랑 맞장 한번 뜨자. 여태 칼을 갈아왔어' 이러는데, 별로 동정도 안 생기고 매력적이지가 않더군요. 관련 회상씬 하나 없이 대사로만 외쳐대니 설득력이 부족하다고 느꼈습니다.
또한, 킬몽거가 왕이 되구선, 하트 허브를 전부 불태우는 것도 설득력이 떨어졌습니다. 하트 허브 밭에 하트 허브가 많이 있는 이유는, 후대의 왕을 위해서인데, 그 이유를 듣고선 갑자기 분노해서 하트 허브를 전부 불태우라고 하는 장면은 좀 이상했습니다. 그가 평생 왕이 될 거라고 생각했던 걸까요? 그렇다고 하기엔 그가 불멸하는 능력을 가졌던 것도 아니었고, 심지어 꿈 속에서 그가 아버지와 대화를 나누는 장면 속에, 본인 입으로 "인간은 모두 죽는다"고 했었는데, 뭔가 앞뒤가 안 맞았다고 생각합니다. 단지 킬몽거가 못됐다는 거를 표현하는 것 뿐이었을까요?
그리고 클라이막스에서 킬몽거가 죽는 장면은 에러였다고 봅니다. 칼에 맞아서 죽어가는 킬몽거를, 블랙 팬서는 석양이 지는 황홀한 장소로 데리고 가죠. 블랙 팬서가 극 중 내내 인간적인 면모를 비춰왔고, 또한 킬몽거가 '와칸다의 노을은 아름답다고 아버지가 그러더라'라는 멘트를 전에 했었기에 데리고 간거 같은데, 좀 이상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악역이 내내 못된 모습을 보여왔다가 칼 맞고 죽어갈 때, 노을을 보더니 갑자기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또 블랙 팬서가 죽어가는 킬몽거를 치료해줄 수 있다고 하니까 '살아서 죄수로 살아가느니, 차라리 죽을래' 라면서 몸에 꽂힌 칼을 뽑고 픽 쓰러지는데, 이게 도대체 뭔가 싶었습니다. 
두번째로는, 불필요한 캐릭터 소비가 많았습니다. 율리시스 클로가 이번 작에서 어떠한 역할을 할 지가 무척 궁금했는데, 동업자였던 킬몽거한테 죽임을 당함으로써 그의 캐릭터는 극 중에서 끝나버렸습니다. 울트론한테 손까지 잘려가며 비브라늄을 훔치고 매매하고, 블랙 팬서의 아버지조차도 살아 생전에 율리시스 클로를 잡지 못한 것을 아쉬워할 정도로, 와칸다 입장에서는 꽤나 비중이 큰 악역이었는데 킬몽거한테 그냥 총맞고 죽습니다. 
문제는 그가 죽임을 당한 이유가 부족했다고 봅니다. 킬몽거가 와칸다로 갔을 때, 그가 블랙 팬서와 대면하고 맞장을 뜰 수 있었던 이유는, 그가 와칸다의 숙적이던 율리시스 클로를 죽여서가 아니고, 왕족 출신이었기 때문입니다. 그가 왕족의 자식이었기에 와칸다로 돌아가, 왕의 자리를 두고 블랙팬서와 싸우고, 그 전투에서 승리해서 잠시나마 왕이 되었던 거죠. 근데 왜 클로를 죽였는 지는 납득이 되지 않았습니다. 클로가 굳이 죽었어야 됐나 싶었고, 이렇게 비중있던 악역 캐릭터 하나가 소비되는 것에 대해 안타까웠습니다.
또한 CIA 요원이 등장하는 것도 굳이 등장할 필요가 있었나 싶었습니다. 그가 극 중에서 하는 역할은, 과장을 좀 보태서, 부상을 와칸다에서 치료받고, 와칸다 부족들한테 놀림당하고 와칸다의 기술력을 감탄하는 것 뿐이었습니다. 물론, 그가 메인 전투씬에서 비행선을 격추하는 역할을 하긴 합니다만, 굳이 그 역할을 위해서 CIA요원이 존재하기에는 너무 캐릭터 소비가 큰 게 아니었나 싶습니다.
산 속에서 지내는 부족의 족장(이하 '산속 족장') 역할도 좀 겉돈다고 느꼈습니다. 그가 영화 초반에 등장해서 블랙팬서와 굳이 갈등을 맺을 때, "아 저러다가 위기의 순간에서 맘을 바꿔서 블랙팬서를 도와주는 그런 역할로 나오겠구나" 싶었고, 그 예상은 맞았습니다. 뭐 많은 영화에서 봐왔던 그런 역할이죠.
그런데 킬몽거가 왕이 되고, 위기감을 느낀 블랙팬서 일당(그냥 '일당'이라고 표현하겠습니다.)들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산속 족장에 찾아갔더니, '오잉? 죽은 줄 알았던 블랙 팬서가 요기 잉네'도 이상했지만 산속장이 몰래 치료해주고 있었다는 것도 좀 벙찌고 뻔했습니다. 산속 족장한테서 치료받고 있는 블랙팬서가 등장할 땐, '아 여기서 블랙팬서 나타나는 건 좀 실망스러운데'라는 느낌이 들더군요. (뭐 산속 족장은 블랙팬서 일당에게 심드렁하다가 하트허브 준다고 할 때서야, ㅋㅋ 사실 블랙팬서 여기 있음 하는 것도 좀 이상하고, 산속 족장 준다던 하트 허브를 블랙팬서한테 먹이는 것도 좀 이상했습니다. 족장이 하트 허브 받고, 족장이 블랙팬서에게 먹이는 게 차라리 낫지 않았을까요?) 
그리고 '와카비'(코뿔소 부족 족장)도 이해 안가는 행동이 많았습니다. 우선, 영화 초중반에 블랙 팬서가 다 잡은 율리시스 클로를 놓쳤을 때 실망하던 것이 이해가 안 가더군요. "너도 여태 다른 왕들과 똑같애"라면서 블랙 팬서에게 실망 가득한 얼굴을 잔뜩 보여주는데, 블랙 팬서는 왕이 되고 그게 첫번째 작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첫 실패로 바로 실망한다는 게 설득력이 부족했습니다(영화 초반에 마치 절친인 거 처럼 보여주더니!) 또한, 클라이막스 전투에서 내란(?)을 일으키다가 전세가 밀리자 쉽게 포기하는 장면도 좀 아쉬웠습니다. 그가 내란을 계기로 삼아 앞으로의 블랙 팬서의 악역이 될 줄 알았는데, 그렇게 금방 포기할 거였으면 굳이 왜 블랙 팬서와 대적하여 싸운 건가 싶더군요.




3. 대사의 문제
이건 좀 사소한 것이긴 한데, 영화에 대사에 문제를 느낀 점도 있었습니다. 당장 생각나는 건 2가지인데,
첫째로는, 킬몽거가 블랙팬서에게 맞장 뜨자고 할 때, 옆에 있던 고위 관료(?) 한 명이 "전투 한 번 하려면 준비하는 데 며칠씩 걸려"와 비슷한 뉘앙스의 대사를 하는데 이거 굳이 왜 대사친건가 싶습니다. 그냥 저런 말 없이 관중이 있건 없건 바로 맞짱 떴어도 스토리 상 괜찮았을 듯 싶었거든요.
둘째로는, 한국어 대사씬이었습니다. 아, 물론 한국어 대사 열심히 준비한거 같습니다.
그런데 한국어 대사를 할 때마다, 대사하는 사람만 보여주도록 컷이 계속 바뀌거든요. 즉, 한 마디에 한 컷씩 한 셈인데, 이런 거였으면 한 컷 할 때마다 한 마디씩만 더 제대로 가르쳐서 좀더 원활한 한국어 대사를 할 수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중간 중간에 무슨 말인지 못 알아 들은 한국어 대사가 좀 있었습니다ㅠ 근데 한국어 노력 많이 한거 같긴 해요)


4. 기타
소울 스톤에 대한 떡밥? 없습니다. (제가 못 찾은 거일 수도 있어요)
어벤저스3의 기대감 증폭? 아닙니다. (이런 스토리로는, 일정 조정 가능했다는 전제 하에, 굳이 어벤저스3 직전으로 배정할 이유 없습니다)
그리고 의외였던 것은, 이번 블랙 팬서 CG가 좀 어설프다고 많이 느꼈습니다. 마블 영화는 근래에 CG가 어설프다고 느낀 점이 한 번도 없었는데, 이번 블랙팬서는 비행기가 날아가는 것 조차도 그렇고, 뭔가 전체적으로 CG의 현실성이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와칸다 자체가 가상의 도시이다보니, CG처리하기 어려웠을 수도 있겠네요)
그리고 영화 후반에, 와칸다의 부족들이 어떻게 정리될 지가 궁금했는데, 이부분은 나오지 않더라구요. 코뿔소 부족은 블랙팬서를 배반했었고, 블랙 팬서와 갈등을 얻었던 산속 부족은 메인 전투에서 블랙 팬서를 도와줬으니, 부족들을 블랙팬서가 추후 영화에서 어떻게 정리하는 걸로 나올지 궁금합니다.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블랙 팬서 슈트의 기능인 에너지를 저장했다가 방출하는 건 진짜 사기템인 거 같아요. 블랙 팬서가 위기일 때마다 사용을 하니, 뭐 블랙 팬서가 흠씬 두들겨 맞고있어도 저거 사용하면 상황 종료더라구요ㅋㅋ
그리고 이것은 저만의 문제인데, '나키아'와 '오코예'가 영화 초반에 구분이 잘 안돼었습니다. 각 두 분이 타 작품도 많이 하시고 유명하신 분인 거 같은데, 저는 이번 영화에서 처음 봤거든요. 구분이 잘 안되더라구요ㅠ 혹시라도 각 역할을 연기하신 '루피타 뇽'과 '다나이 구리라'를 잘 모르시는 분이라면, 인터넷 검색으로 얼굴 한번씩 익히고 영화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혹시나 하는 말인데, 이 부분이 혹여나 인종차별 관련 언급으로 여겨진다면 이 부분 삭제하겠습니다.)
그리고 블랙펜서의 여동생 역은 상당히 인상 깊었습니다. 전통을 중시하는 부족 사회에 반하여 상당히 자유분방한 성격이고, 과학에 능통하여 블랙팬서의 각종 아이템을 만들어주는 것이 마치 스파이 영화에서의 과학자를 보는 듯 했습니다.
부산에서의 액션씬도 좋았습니다. 야간에서 펼쳐지는 자동차 추격씬이 멋졌고, 중간중간에 웃음을 만드는 포인트도 있습니다. 어벤저스2에서의 서울씬보다 훨씬 좋습니다.
또한 이번 영화는 아프리카 혹은 흑인의 느낌을 많이 받을 수 있습니다. 영화 중간중간에 나오는 글자들의 글씨체도 아프리카 성형문자같은 느낌이고, 노래들도 힙합이 많이 나오더군요(한국 힙합도 나와요). 또한 1대1 전투씬도 마치 실제 아프리카 부족들이 결투하는 모습이 연상될 정도로 멋졌습니다.
그리고 쿠키영상을 보면 이제 와칸다가 바깥 세상에 알려지게 되니, 앞으로 와칸다의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될 지 기대됩니다.
(참고로, 쿠키영상은 총 2개입니다. 시빌 워에서 냉동되었던 버키가 쿠키영상에서 깨어나긴하는데, 어벤저스3를 기대하게 한다거나 뭐 그런 느낌은 없습니다.)


사실 잘 알고 있습니다. 마블 영화는 뭐 이렇게 따져가면서 볼 영화가 아니라는 것을요. 그런데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시기 상 가장 기대하게 만들던 영화였고, 이에 반하여 무척이나 실망했기에 주저리주저리 써봤습니다. (쓰고보니 무척 기네요)
근데 확실하게 할 건, 망작 영화는 아닙니다. 영화 재미있어요. 다만 마블 치고는 부족했던거죠.


5점/10점 - 한줄 평 : 이런 속 빈 강정같은 영화를 봤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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