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여행 안전한가에 대한 개인적인 최고여행지라고 생각하는 후기
내일부터 다시 출근의 노예지만.. 다음 여행을 그리며 존버하는 1인이에요. 요즘은 랜선 여행이 유행이잖아요.
저는 대학교를 안 가고 여행을 여러 번 다녔어요. 배낭여행을 시작으로 최근에 자전거 여행을 다녀왔죠. 여행을 좋아하시고 즐겨 다니시는 분들이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가 어디가 가장 좋았냐는 물음일 거에요. (적어도 제 개인적인 경험으로요.)
저는 매번 질문을 듣고 고민하면서도 터키를 뽑아요. 터키를 다녀오기 전에는 볼리비아 혹은 브라질을 이야기 했던 것 같구요.
몇몇 사람들은 터키가 위험한 국가 중 하나라고 하지만 저는 유럽에서 손 꼽히는 안전한 나라라고 생각해요. (시리아 국경을 제외하고요. 여기는 사실 여행 목적으로 가는 사람을 거의 못 본 것 같아요.)
맛있는 음식, 저렴한 물가, 수 많은 볼거리는 두번 말하면 입 아프고요. 저는 진짜 여행 썰을 풀면 사람들이 너는 인복이 너무 좋다고 말하고 저 역시 인정하는데 그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나는 이야기 하나 해보려고요. 물론 지금 너무 심심해서 푸는 건 맞습니다. 😭
자전거로 시골 마을 부근 비포장 도로를 타다가 들개들이 달려오는 바람에 정신없이 도망가다가 브레이크를 잡고 그대로 날아가서 피가 철철 났어요. 옷이 다 피로 젖고 자전거를 탈 수 없는 상태로 약 두시간을 질질 끌고 이름도 모르는 마을에 도착했어요.
운 좋게도? 바로 앞에 약국이 있길래 거기로 가니 두 사람이 뛰쳐나와서 무슨 일인지 물으면서 바로 병원으로 데려갔어요. 믿기지 않으시겠지만 그 작은 마을 중심에 준대형병원이 있더라구요. 엑스레이를 찍고 소독을 하고 몸에 박힌 자잘한 것들을 다 제거했고 붕대를 감겨줬어요.
저는 여행자 보험을 안 들어서 돈을 내러 가면서 속으로 벌벌 떨었거든요. 워낙 여행 자금이 적었으니까요. 근데 간호사님이 돈을 안 내도 된다길래 뭐지? 하면서 의아해하니까 의사 선생님이 잠깐 와보래요. 갔더니 병원 사람들 열댓명을 다 모으고는 사진 두 장이면 돼! 하면서 찍고 저는 퇴원했어요.
그리고는 저를 병원에 데리고 가준 터키인 아흐멧이 저를 자기 집으로 데려오고 밥까지 차려줬어요. 근데 더 대박인 것은 그 날 제가 가기로 한 집의 카우치서핑 호스트가 아흐멧의 전화를 받고 60키로를 운전해서 저를 보러 왔었어요. 진짜 말도 안되는 일이었어요. 다음 날 아침엔 아흐멧이 저를 기차역까지 데려다줬어요.
기차 역으로 가니 저를 마중 나온 친구 제틴의 집에서 2주 동안 요양했어요. 병원도 다니고 롤하고 술 마시고요. 피시방에서 롤 하는거 보여주니까 터키인들이 뒤에서 바글바글 거리면서 구경도 하더라고요. ㅋㅋㅋㅋ
매일 맛있는 음식을 차려준 제틴의 마마. 손 못 쓰는 아기라며 우쭈쭈하면서 매일 토스트를 먹여주고 카이막과 여러가지 음식을 해주셨어요. 사실 저는 눈물이 많아서 마지막 날에 서로 울었어요..
담배 냄새에 너무 찌들어서 머리가 아팠지만 매일 맥주 마시면서 한국 영화를 제틴과 섭렵했죠. 올드보이보고 충격 먹었더라구요. 나중에 제가 인스타에 담배 냄새 쩐다고 한국말로 올렸는데 번역을 했는지 미안해, 말을 하지 그랬냐면서.. 진짜 고마운 사람들이에요. 다음에 터키에 가면 무조건 다시 만날 거에요. 아니 다시 터키에 갈 이유죠.
그리고 16년도 입대 전 독일 쾰른에서 만난 친구 클레멘과 한국에서 만난 그의 여자친구를 터키 이즈미르에서 만나기도 했어요. 약국에 데려가서 빨간약과 붕대를 사주고 다음에 다시 보자면서 바이바이 했죠.
저는 터키에서 90일 되는 날 어쩔 수 없이 불가리아로 떠났어요. 비자가 여유만 더 있었다면 더 오랫동안 있고 싶은 나라가 터키였어요. 정말 많은 사람들한테 큰 은혜를 입고 재밌는 경험을 많이 했어요. 여행 사진이 겁나 많은데 조금씩 올려볼게요! 터키 궁금하신 점 있으시면 댓글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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