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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전기차 구입방법 및 후기

금돌이 2021. 6.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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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름 카메라에서 디지털카메라로 전환될 시기에, 엄청났던 논란을 기억합니다.

당시 디카의 몇 장밖에 저장 못하는 부족한 메모리를 지적하고, 부족한 화소 수와 금세 떨어지고 마는 배터리를 비웃으며, 디지털카메라가 필름 카메라를 대체하기 어렵다는 주장이 대세였었습니다.

 

 

 

 그 이후 불과 십여 년 만에, 이제는 오히려 필름 카메라가 추억의 물건이 되어버렸고, 요즘은 DSLR도 과거형이 되어, 전자셔터가 장착된 미러리스가 출시된 세상입니다. 이와 비슷하게 휴대전화의 변화도 스마트폰이 나오면서, 완전하게 그 정의가 바뀌어 버렸습니다. 이제 전화할게~라며 손가락으로 수화기 모양을 흉내 내던 손 제스처도 스마트폰 세대들에겐 낯선 모습이라고 합니다. 통화 대신 데이터의 비중이 커졌고, 스마트폰 한대에 상당한 수준의 컴퓨터, 라디오, TV, 계산기, 저장 장치가 다 들어있으니, 전화기로 불리는 것도 이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듯합니다. 이와 비슷하게, 자동차도 이제 본격적으로 전기차의 시대로 들어서고 있는데, 애초에 엔진 자동차와 전기 자동차가 비슷한 시기에 개발되었던 것에 비해 이제서야 전기차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는 것은 한편으로 신기한 일인 것 같습니다.

 

테슬라 전기차 구입방법 및 후기

 

 1년 동안 전기차를 타면서 제가 느낀 점을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효율적이다”입니다. 엔진 달린 차들을 오래간만에 운전하게 되면 이제껏 당연하다고 느꼈던 부분들이 참 불편하게 느껴지곤 했는데, 예를 들어 트랜스미션이라는 존재입니다. 기어를 D 모드에 두고 브레이크에 발을 떼면 차가 굴러가는 것은 면허를 따기 전부터 배운 익숙한 개념인데, 전기차는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어도 전혀 움직이 않습니다.(다른 전기차는 모르겠습니다만 테슬라는 그렇습니다..) 악셀을 밟아야만 움직이죠. 생각해 보면 이게 당연한 것인데, 엔진 차량은 시동이란 것이 필요하고 계속 돌아가는 엔진의 에너지를 구동계로 전달하는 트랜스미션이 반드시 필요해서 그렇게 운용하지 못한 것이죠. 전기차는 악셀을 밟는 즉시 전기신호가 모터를 직접 구동하여 트랜스미션 같은 동력전달 장치가 아예 필요가 없습니다. 그러니 악셀을 밟기 전까지 불필요한 에너지 소모가 전혀 없습니다. 그러니 달리는 것도 멈추는 것도 너무 간단하며, 브레이크를 사용할 일 조차 별로 없어집니다.

 

 

 

 이런 식으로 직관적인 효율은 전기차 곳곳에 너무 많습니다. 차량 내 모든 유닛들이 디지털화되었기 때문에 모든 기능들이 차량 내 컴퓨터로 제어할 수 있으며, 때문에 자동차의 모든 기능들을 스마트폰으로 연결하는 것은 너무 간단합니다. 이렇듯, 마치 스마트폰이 OS를 업데이트하듯이 무선 자동 업데이트(OTA)를 통해 차량이 꽤 드라마틱 하게 계속해서 업데이트되는 기능은 자동차가 탈 것이라는 개념에서 모빌리티 디바이스로 진화한 상징처럼 느껴집니다.

 

 

 카세트테이프에서 CD로 CD에서 USB, 이젠 블루투스로 음악을 듣는 방식이 진화되었듯, 자동차가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바뀌는 것은 너무 당연하다 못해 왜 이리 늦었을까 싶을 정도입니다. 물론 아직까지 부족한 충전시설과 장거리 이동 시에는 배터리 잔량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점은 초기 사용자가 감내해야 하는 불편이지만, 기름냄새와 진동, 매연, 소음으로부터 완전하게 자유로운 점은 그런 불편을 잊어버리게 합니다. 덤으로 소리 없이 튀어나가는 제로백 3초의 가속력과 와이퍼 빼고 도무지 정비도 교체도 필요 없는 간단한 메인터넌스는 꽤 매력적입니다.

 

 

 이제, 정말로 내연기관 자동차의 시대는 저물게 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메이커들이 앞다투어 내연기관 모델의 생산 종료 계획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그럼 또 많은 것들이 사라지겠지요. 주유소, 정비소, 부품 관련 업체들.. 산업 전체가 바뀌겠지요. 이제 더 이상 자동차 장난감을 들고 부웅~~ 하는 아이들을 볼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이렇게 또 세상이 바뀌어 갑니다. 그래도 또 적응이 되겠지요.

 

 그러고 보니, 자동차란 것이 주었던 추억들이 많습니다. 처음으로 아버지 차 뒷자리에 탔었던 기억. 차를 몰고 처음 가 보았던 밤바다. 선루프 위로 쏟아지던 벚꽃들. 고속도로에서 차가 멈추어 밤새 떨었던 기억.. 그러고 보니 이런 기억들엔 붕붕~ 하는 머플러 소리와 매연 냄새가 함께 떠오릅니다. 나이를 먹어가긴 하는지.. 자꾸 지난 것들이 아쉽고 그립습니다.

 

 곧 완전한 전기차 시대가 오고 자율 주행이 되면 세상이 더 편리해지겠지만, 온전히 엔진을 시동하여 기어를 넣고,

클러치를 살살 떼면서 악셀링을 하던... 그때의 기계와 사람이 마치 교감하듯 이뤄졌던 운전(運轉)은 언젠가 사라지겠지요? 기계에 감성이나 낭만을 투영하는 것은 지나친 감정일까요. 맞습니다. 괜한 오버액션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똑같은 음악을 들어도 스마트폰에서 유튜브로 듣는 음악과 LP의 바늘이 레코드판을 읽어서 듣는 음악은 다르듯이 그 뭔가의 다름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나무의 나이테처럼 한 시대가 끝이 나고, 새로운 마디가 열립니다. 그 과정에서의 향수를 추억하는 것은 인간의 특권이라 해도 좋을 듯합니다. 어쨌거나 이런 향수가 있는 한 엔진 자동차는 계속해서 사랑받을 겁니다.

 

 지금부터 마스터피스라 할 만한 내연기관 모델들을 잘 봐두었다가, 관리 잘 된 녀석이 있으면 구매해 두십시오. 고이 모셔두었다가, 아이폰 38 이 나왔을 때 즈음, 팔면 꽤 괜찮을 수익률을 맛볼 것입니다. 그때까지 건강하십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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